그리워 하고 싶을때



늦은 밤,

이유도 없이.. 뒤척이게 될 때가 있다.

그다지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다지 설레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공연히 뒤척 뒤척..

그런 날엔 꼭 이어폰을 찾게 된다..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관, 또 다른 느낌..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다음..
꼭 임의재생, 랜덤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그러다보면..
내가 언제 이 음악을
플레이어에 넣어놨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나조차도 까맣게 잊고 있던 음악들과.. 만나게 되기도 하는데..

그때의 반가움은.. 나를 미소 짓게 하고,
언젠가의 추억 또한.. 떠오르게 하고,
그렇게 이런 저런 지난 날을 되새기다보면..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들게 되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달랐다..
깜깜한 방..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
마음이 조금씩... 아릿해지는 느낌..

“그리워하고 싶을 때,
 그리워할 대상이 있는 것도.. 행복이야..”

언젠가 내게...
친구가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때의 난.. 지난 사랑의 아픔에..
몹시 힘겨워 하고 있었던 때였을까..?
친구의 그 말이.. 참 바보처럼 느껴졌었는데...
모르는 소리하지 말라고..
내가 얼마나 아픈지.. 넌 모른다고..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었는데..

오늘 밤 갑자기.. 친구의 그 말이.. 떠오른다..

“그리워 하고 싶을 때,
 그리워할 대상이 있는 것도.. 행복이야..”

깜깜한 방..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
오늘 밤 난,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사랑해...
그리워...
보고싶어...

이제는.. 대상을 잃어버린 그 말을..
작은 목소리로.. 몇번이나.. 몇번이나 되뇌어...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 출처: 89.1 KBS Cool FM 테이의 뮤직 아일랜드(2008.03.04 『청춘, 그 길에 서서』중에서...